붕어빵의 운명
짜진 틀 속에서
뜨거워도 숨 턱턱 막혀도
이 악물며 참고 견뎌냈다
숨 가쁜 여정 엎치락뒤치락 돌고 돌다
누런 몸뚱이 바깥세상 나와 보니
눈보라 치고 춥긴 매한가지
누군가의 허기를 걱정하여
다시 또 배곯은 이 입속으로
기꺼이 한 몸 던지는 운명이던가
눈발 내리는 날
나로 인해 너의 허기 채워졌다면
꽁꽁 언 손 녹여졌다면
목구멍 밑으로 뒤엉켜 들어가도
활짝 웃으며 갈 수 있으리
나, 웃으며 갈 수 있으리
시인 이승룡
·제주 출생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건국대학교 행정학 석사
·2018년 계간 <서울문학> 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
·前 수협중앙회 준법감시실장
·現 (주)수협유통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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