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어촌뉴딜 300사업 준공지 가경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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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어촌뉴딜 300사업 준공지 가경주항
  • 탁희업 기자
  • 승인 2023.10.10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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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촌마을’에서 어촌 변화의 성공적 모델로 정착

마을 정비, 어항 개선사업이 아닌 주민 역량 강화하고 신소득원 개발 방향으로 추진
우수 어촌계 지원사업자 2년 연속 선정, 한국어촌민속마을 조성사업 대상지로 선정
2018년부터 26명의 귀어·귀촌·다문화인 정착해 생활중… ‘어(漁)울림 마을’로 뽑혀

 

살기 좋은 어촌마을로 탈바꿈

충남 보령과 태안을 잇는 연륙교와 해저터널이 지난 2021년 12월 1일 개통되면서 서해안 최고의 관광벨트가 조성됐고 지역주민들의 생활도 크게 변화됐다. 원산도와 안면도 주민들은 하루 2~3번씩 섬을 오가는 여객선이나 어선을 이용해 두 섬을 왕래해왔다.

대천항에서 안면도 영목항까지 운행 거리가 95km에서 14km로 단축돼 승용차로 90분 걸리던 것이 10분으로 줄었다. 특히 안면도 최외곽의 고남면 영목항과 인근 마을은 외지인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변화를 겪고 있다.

아늑하고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붙여진 가경주(佳景州)마을도 변화의 중심에서 화려한 변신을 이뤄가고 있다. 최근에는 살기 좋은 어촌마을의 표본으로 부러움을 얻고 있다.

갈등, 반목에 파벌까지 형성돼 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사업은 시도조차 못 했던 가경주마을은 올해 해양수산부가 주최한 우수 귀어귀촌인 및 어울림마을 공모에서 편도관 가경주공동체영어조합법인 대표가 우수 귀어귀촌인 대상, 가경주마을이 어울림마을 대상을 각각 수상했다.

지난해까지 충남도가 주관하다가 올해부터 국가사업으로 전환된 우수어촌계 지원사업자로 선정됐다. 전국 어촌계 20개소에 마을시설개선 사업비 1억 원이 지원되는 이 사업에 가경주마을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선정됐다.

또한 국내 최초로 진행되는 한국어촌민속마을 조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내년부터 본격 공사에 돌입한다. 이 사업은 전통어촌가옥과 테마공원, 체험관광시설 등을 종합적으로 갖추게 되는데, 가경주마을에는 패총박물관, 민속길(돌담길), 독살과 해루질 등 어구 어법 전시 체험장이 들어서게 된다.

‘누구도 찾지 않는 깡촌마을’로 인식되던 가경주마을이 전국 최고 살기 좋은 마을, 귀어귀촌인들의 발길이 가장 많은 마을로 변신하게 된 것은 해양수산부가 추진한 ‘어촌뉴딜 300사업’이 출발점이었다.

어촌뉴딜사업이 출발점

해양수산부가 국책사업으로 추진한 어촌뉴딜 300사업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어촌 되살리기 프로젝트로서 낙후된 항·포구, 어촌마을에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문화·경제·환경적으로 어촌지역의 활력을 도모하고자 추진됐다.

가경주마을은 지난 2018년 12월 사업대상지로 선정됐지만 마을 주민 간의 갈등이 심해 제 속도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 하지만 선착장, 부잔교, 물양장, 어촌계창고 경관 개선 등 어촌뉴딜 300사업이 예정된 3년보다 조기 완료됐다. 마을 주민들의 신뢰가 형성되고 갈등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우선 모든 사업을 총괄하는 가경주공동체영어조합법인을 설립했다. 이 법인은 어촌계, 이장, 자율관리어업공동체는 물론 주민들의 의견 수렴을 담당하면서 마을의 모든 사업을 이끌어나가는 조직이다.

법인을 이끌고 있는 편도관 대표는 중령으로 군복무를 하다가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고자 전역, 2018년 충남 태안군 가경주마을로 귀어했다. 군에서의 경험을 살려 어촌뉴딜 300사업과 자율관리어업 관련 사업 등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면서 마을 발전을 이끌고 있다.

특히 어촌 뉴딜사업을 추진하면서 단순히 마을을 정비하고 어항을 개선하는 사업이 아닌 마을 주민의 역량을 강화하고 신소득원을 개발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우선 어촌뉴딜 300사업 초기 방치되다시피 한 어촌계 창고를 리모델링해 다목적 마을회관이 만들어지면서 주민들의 소통이 늘어나고 이해도가 높아지게 된 것이다. 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사업이 성과를 내면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 특히 갈등위원회가 조직돼 문제를 해결하고 조정해 나갔다. 이 덕분에 어촌 뉴딜사업이 완료된 3개월후부터 새로운 소득 사업에 나서게 됐다.

주민들이 필요로 한 사업 우선 추진

2022년 바지락, 쏙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어촌 체험사업을 운영해 관광객들이 찾을 수 있도록 했으며, 주민들은 관광객 체험 활동을 도우면서 새로운 소득도 얻게 됐다.

또한 어촌계 진입장벽을 허물어 도시인이나 귀어귀촌을 원하는 이들에게 문호를 활짝 열었다. 어촌계 회원 가입 조건인 가입회비 600만 원, 2년 이상 거주자 규정을 폐지했다. 누구나 이 마을로 이사 오면 마을공동양식장에서 바지락, 굴 등을 채취하도록 한 것이다. 그 결과 2018년부터 현재까지 26명의 귀어·귀촌·다문화인이 정착해 생활하고 있다. 올해는 해양수산부와 어촌어항공단으로부터 ‘어(漁)울림 마을’로 선정됐다.

올해는 ‘어촌 신활력 증진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자립경제형 마을로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한국어촌어항공단의 지원을 받아 마을 특산품인 꽃게를 이용한 꽃게젓갈 크라우드펀딩 사업도 추진한다. 꽃게젓갈 사업은 주민들의 소득 증대는 물론 마을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안면도 끝자락의 조용하고 한적했던 가경주마을이 어촌 변화의 성공적 모델로 정착해가고 있다. 특히 고령화로 소멸돼가는 어촌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살기 좋은 어촌마을의 표본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편도관 대표는 “어촌 뉴딜사업을 계기로 어촌사회의 발전적 전환점을 마련하게 됐다”며 “누구나 찾고 싶고, 잘 사는 어촌마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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