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터 기반 스마트양식을 통한 첨단 미래산업 육성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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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 기반 스마트양식을 통한 첨단 미래산업 육성방안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3.01.02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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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산업의 디지털 전환으로 어가 경영이익 확대

전통적 양식시설과 어업인 노하우·경험 활용한 양식은 ‘한계’
디지털 정보 기반 생산관리로 운영 효율화와 비용 절감 이뤄야
디지털 양식은 전 주기 생산 표준·세분화해 균질·계획생산 가능
전국 6개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국내 양식산업 구심점이 될 것

 

안상중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 선임연구원
안상중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 선임연구원

1990년대 월 5000원 내외의 요금으로 유선전화기 옆에 두꺼운 전화번호부와 전화번호 수첩을 사용하고 있는 가정에 최신 100만 원대 스마트폰에 월 7만 원대의 5G 요금제, 40만 원대 스마트워치와 앱스토어를 통한 카카오내비, 삼성페이, 인터넷뱅킹 등을 사용하라고 한다면, 사용자들의 수용성과 가격만족도, 정보의 활용성은 얼마나 될까? 

지금의 양식산업에 도입하는 스마트양식이 현재의 우리 어가와 수산업 인프라에 맞지 않는 옷일 수는 있지만, 우리는 우리의 수산·어촌이 기존의 전화기, 교통지도책, 레코드판처럼 디지털화·스마트화로 변화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전통 양식산업의 미래산업 육성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국내외 농축수산업 변화의 물결 

국내 양식어업 생산량은 약 240만 톤으로 전체 어업생산량(382만 톤)의 62.2%, 생산액 기준으로는 약 3조2905억 원으로 전체 어업생산금액(9조2692억 원)의 32.8%에 달한다(2021년 어업생산동향조사). 2010년 양식 생산량 약 136만 톤, 양식 생산액 약 1조8156억 원과 비교하면 생산량은 76.5%, 생산액은 약 81.2% 증가했지만 전통적인 양식시설(유수식, 해상가두리 양식장 등)과 종자 생산, 입식, 수질·수조 관리, 사료 급이, 질병 관리 및 출하까지 관리자의 경험적 판단에 의존하거나 부분적으로 기계화한 방식을 적용하는 데 그치고 있다. 

또 어촌 고령화, 어촌 소멸위기, 어가 감소, 수입 수산물 증가 등 양식산업 전반에 걸친 문제점과 한계를 극복하고 발전시키기엔 산업 전반에 걸친 준비와 전략이 부족한 실정이다. 더 이상 예전의 영광과 성과만으로는 새로운 양식기술과 양식 생산량의 격차를 줄이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어업인의 노하우와 경험 중심의 전통 양식산업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양식을 통한 경쟁력 있는 디지털 양식산업 육성이 필수적인 것이다.  

전통 양식산업의 디지털 전환

2000년대를 전후로 전 산업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DX)이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스마트양식이 지금의 우리 양식산업에 안정적이고 성공적으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의 의미와 내용을 상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디지털 전환이란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로봇, 가상현실(VR) 등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을 이루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비즈니스를 혁신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디지털 전환의 단계는 크게 3단계로, 1단계가 정보 전자화의 단계로 기존의 아날로그 정보가 디지털 정보로 전환되는 시점이다. 2단계는 업무 디지털화 단계로 디지털 정보 기반 업무 효율화를 통해 업무 처리방식 개선, 공장자동화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3단계가 디지털 전환 단계로, 생산, 경영, 마케팅, 서비스 등 비즈니스를 재구성해 새로운 디지털정보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신산업을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 양식산업이 지향하고 준비해야 할 목표이자 당면과제는 2단계 양식 생산 공정과 어가 경영관리의 디지털화다. 기존의 양식 생산 공정과 어가 경영 수익을 디지털 정보 기반의 생산관리를 통한 운영 효율화와 공정 개선 및 비용 절감으로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디지털 정보의 활용 및 신산업 창출, 양식 연관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정보의 공유와 신서비스 창출이 중요하며, 이를 통해 양식산업의 디지털 전환(디지털 양식)과 혁신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디지털 양식은 경험과 노동력, 자연환경 의존적인 전통 양식산업이 미래 지능형 스마트양식으로 전환하기 위한 ICT 기자재 기반의 양식산업의 디지털화를 의미한다. 디지털 양식 데이터의 분석과 활용을 통한 양식 생산 재현성 향상, 생산 과정의 효율성 향상을 통한 어가의 수용성 증대를 높이는 양식 생산방식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어업 현장에서 디지털 양식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양식산업 전주기 생산관리의 과정을 세분화하고 표준화하는 한편, 각 공정별 표준작업 절차를 준수해 균질생산, 계획생산, 생산 및 관리정보의 투명성과 표준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양식생물 종자 생산은 한우에서 적용되고 있는 유전능력 예측 정확도와 같은 선발 정확도를 높이고 어가와 소비자가 원하는 맞춤형 형질을 생산하기 위한 디지털 육종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성장이 빠르고, 환경 변화와 질병 대응이 용이한 우수한 종자의 현장 보급이 선행돼야 양식산업 전반에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다. 

표준화된 생산과 품질이 보장된 종자가 준비됐다면, 이 어종을 안정적이고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양식시스템, 사료, 수산용의약품, 양식기자재의 현장 도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생물의 생장 관리(성장률, 사료 급이, 질병 모니터링 등)와 환경 관리(수질관리 등), 에너지 관리, 경영 관리(입출하 관리 등) 등 생산 전 주기의 표준작업 매뉴얼과 데이터의 표준화를 통해 생산된 정보가 수집·분석·활용될 수 있어야 기존의 어업인의 노하우가 데이터 기반의 각 생산 과정별 의사결정 알고리즘의 반복학습을 통해 그 정확도가 올라갈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양식 생산 및 관리 공정별 업무 디지털화를 통한 개별 공정별 효율화 및 비용 절감, 생산성 증대가 이뤄져야 어가의 입장에서는 어가 경영 이익을 확대하고,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양식수산물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각 세부 양식 생산 과정별 데이터의 축적과 연관산업 데이터의 연계를 통해 양식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양식 생산 수급 예측과 같은 다양한 O2O(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마케팅), B2B(기업과 기업 사이의 전자상거래), B2C(기업과 소비자 간의 거래) 비즈니스 모델을 가능하게 해준다. 

첨단 미래산업 육성방안

그런 점에서 2019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우리 양식산업 혁신의 중요한 시험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2022년까지 부산, 경남 고성군, 전남 신안군, 강원 강릉·양양, 경북 포항, 그리고 제주까지 총 6개소가 지정된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는 그 규모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양식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전국 6개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는 이제 그 최전선에서 종자, 사료, 수산용의약품, 양식시설, 양식기자재, 가공, 유통, 경영, 교육 등 전 분야에 걸쳐 산업의 혁신을 주도하고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새로운 우리나라 양식산업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 예상한다.

이를 위해선 다양한 분야의 연구기관, 국내외 우수 대학 및 대중소기업의 유치, 수산종자원, 수산기자재진흥원, 수산교육문화정보원과 같은 산업 전반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협력생태계의 구축과 연계가 선행돼야 한다.

힘든 길을 먼저 가고 있는 우리 양식어가와 양식연관 기업, 스마트양식 클러스터가 미래 우리의 첨단 미래산업, 식량안보산업의 중심이 될 수 있게 많은 관심과 격려,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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