넙치 육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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넙치 육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2.12.1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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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 국립수산과학원 수산종자육종연구소 어류육종연구센터장 
이정호 국립수산과학원 수산종자육종연구소 어류육종연구센터장 

우리나라에서 넙치(광어) 양식을 위한 인공종묘 생산 연구가 처음 이뤄진 것은 1982년 국립수산진흥원 거제수산종묘시험장(현 국립수산과학원 어류육종연구센터)에서였다.

1985년 육상수조에 적응시킨 자연산 넙치로부터 자연산란으로 수정란을 확보해 인공종자 생산기술을 확립하고 수정란을 보급했다. 이후 1980년대 후반에 겨울철 수온이 비교적 높은 제주도와 부산 기장 지역에서 넙치 육상수조 양식이 크게 번성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제주도와 전남 완도를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서 양식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1980년대 작은 집단으로 시작한 넙치 양식은 세대를 거치는 동안 근친교배로 유전적 다양성이 감소하며 성장 둔화, 질병 및 환경 내성 저하 등의 부작용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국내 양식넙치의 유전적 문제점 해결을 위해서 국립수산과학원 어류육종연구센터에서는 2003년부터 2004년에 걸쳐 기존 양식산 집단에 자연산 친어집단을 도입해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고 성장이 빠르고 체형이 개선된 선발육종 킹넙치 개발에 성공했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양식 현장에 4억6000만 개의 킹넙치 수정란을 보급했다.

일반적으로 어류에 있어서 선발 효과 증대를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선발육종이다. 이를 통해 생산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육종의 기본 원리는 선발과 교배다. 선발육종은 수산동물에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육종 방법이며 표현형과 육종가의 상관관계를 이용해 실질적인 유전적 개량을 획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선발 시기, 선발 방법, 교배 방법 수립뿐만 아니라 유전모수와 육종가를 정확하게 분석해 선발과 교배에 적절히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다음 세대 생산을 위한 친어 선발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각 형질에 영향을 미치는 성(性)과 가계의 특성 파악이 필요하며, 두 가지 이상의 형질에 대해 선발하려면 형질 간의 유전 상관과 표현형 상관을 알아야 한다. 형질 간의 유전적 상관관계는 선발에 따른 기대반응을 추정할 때에도 필요하며, 선발육종에 적절히 이용한다면 좀 더 효과적인 개량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분자생물학과 분자유전학의 진보와 더불어 급속도로 발전한 생명공학기술이 새로운 육종방법과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유전체 해독 장비와 분석기술 발전은 디지털 정보의 생산 비용을 절감시키고, 분석 기간을 단축시켜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생물의 유전체 연구를 가속화하고 있다.

유전체 분석·활용기술은 수산 분야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원천기술로 사용되며 세계 각국에서는 우량종자 개발을 위해 수산생물의 유전체 연구를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유전체 정보 기반의 선발육종 방법은 개체의 유전체 정보를 고려한 선발모델을 통해 우수개체 선발의 효율을 높일 수 있으며 장기간의 시간이 소요되는 기존의 선발육종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육종기술이다.

유전체 정보 기반의 선발육종은 유전변이 생산을 위해 SNP 칩을 이용하는데, 속성장과 내병성과 같은 목적형질 분석을 위해 고밀도 SNP 칩을 이용하면 양적형질의 유전분산에 기여하는 유전자와 유전변이를 효과적으로 검출 가능하며 경제형질 관련 유전자 및 유용유전자 연구와 접목할 수 있어 이용 가치가 매우 크다.

유전체 선발의 가장 큰 장점은 유전체 정보를 이용해 유전능력을 조기에 추정할 수 있다는 것으로, 세대 간격을 줄일 수 있으며 단기간 다형질 개량이 가능해 육종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우량 종자자원의 국제적인 배타적 재산권 강화 추세에 따라 세계 각국이 전략적으로 종자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수산생물 전략품종의 개발과 국내 양식산업의 발전을 위해 유전체 선발육종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국가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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