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룡 시인의 ‘어느 날 걸망을 메고’-빗속의 산사
상태바
이승룡 시인의 ‘어느 날 걸망을 메고’-빗속의 산사
  • 이승룡
  • 승인 2022.12.12 08: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빗속의 산사

찌든 때 도심을 빠져나와
안개비 홀로 헤집으며
산객들 흘리고 간 발자국 따라
바람 부는 대로 찾아 나선 길

지난 밤 꿈속 시름 이고 와
죄다 풀어헤친 산사에는
홀로 향불만 타오를 뿐

봄비 젖어 아리따운
진달래 뒤태 한번 슬쩍 흘겨보곤
돌계단 따라
거친 숨소리 앞세워 다다른 쉼터

염주 알 세듯 빗방울 소리 세며
밤새 기다렸을 임 계신 그곳에는
다름 아닌 내가 기다리고 있었다


「성남 남한산성 국청사에서」

 

시인 이승룡

·제주 출생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2018년 계간 <서울문학> 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
·現 수협중앙회 준법감시실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