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속의 섬 그리고 가장 제주다운 섬, 제주 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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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속의 섬 그리고 가장 제주다운 섬, 제주 우도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2.09.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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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참 신비한 섬이다. 바다는 바다대로 뭍은 뭍대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다르다. 제주가 품은 다채로운 모습 가운데 꼭 가봐야 할 곳을 꼽으라면 우도다. 길이 3.8km, 둘레 17km에 불과하지만, 제주도에 딸린 62개 섬 가운데 가장 넓다. 또 제주도에 속한 8개 유인도 중 가장 제주다운 모습을 간직한 섬으로 꼽힌다.

소가 누운 모습을 닮은 ‘우도’

우도는 하늘에서 내려다본 섬이 꼭 소가 누운 것 같다고 해서 우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제주 사람들은 ‘소섬’, ‘쉐섬’이라고도 했다. 우도에 본격적으로 사람이 살기 시작한 건 1697년(숙종 23) 국유 목장이 설치되면서다. 이때 말을 사육하고 관리하기 위해 사람들이 왕래했다. 

우도는 여객선을 타고 10~15분이면 도착한다. 여객선은 성산포항종합여객터미널에서 30분 간격(오전 8시~오후 6시 30분)으로 운항한다. 천진항에 내리면 전기차 대여소가 늘어섰다. 환경 보호를 위해 일반 렌터카는 숙박객만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과 만 65세 이상 노약자, 임산부, 만6세 미만 영·유아를 동반한 경우에는 렌터카 입도가 허용된다.

우도 여행은 주로 천진항을 등지고 시계 방향으로 도는데,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이 홍조단괴해변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홍조단괴가 해안으로 밀려나와 생겼으며, 에메랄드빛 바다와 흰 모래가 어우러져 아름답고 신비로운 풍경을 빚어낸다.

홍조단괴는 홍조류가 생리 과정에서 탄산칼슘을 축적해 돌처럼 굳은 것이다. 우도8경에 드는 홍조단괴해변은 한때 서빈백사나 산호사해변으로 불리다 백사장을 이룬 알갱이가 산호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세계적으로도 드문 해변이라 천연기념물(제주 우도 홍조단괴 해빈)로 지정됐으며, 홍조단괴는 반출을 금한다.

홍조단괴해변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밭담이 이어진다. 구멍이 숭숭 뚫린 현무암을 쌓아 올려 제주의 강한 바람에도 무너지지 않는다. 우도는 보리와 마늘, 쪽파, 땅콩을 주로 재배한다. 땅콩이 특히 많은데, 이 때문에 어느 카페에 들어가도 땅콩아이스크림이 맛있다.

전기차로 조금 더 달리면 눈부시게 하얀 등대가 나온다. ‘망루등대’라고도 불리는데 정확한 이름은 득생곶등대다. 등대 옆에는 봉수대가 있다. 조선시대 군사 통신수단으로, 위급한 사태를 알리는 역할을 했다.

현무암 계단을 따라 봉수대에 올라가도 된다. 등대 옆 바다에는 원담(독살)을 재현했다. 전통 어업 방식으로, 밀물 때 바닷물을 타고 온 물고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가두는 일종의 돌 그물이다. 하트 모양으로 쌓아서 여행객에게 인기다.

득생곶등대를 지나면 곧 하고수동해수욕장이다. 여름철 물놀이하기 좋고, 해녀와 인어공주 조형물이 유명하다. 경사가 완만하고 파도가 부드러워 아이들이 안전하게 해수욕할 수 있다. 카약을 비롯해 즐길 거리도 다양하다. 해수욕장 주변으로 이국적인 카페가 늘어서 ‘사이판 해변’이라는 별명이 있다.

제주도가 우도를 거느린다면, 우도는 비양도를 거느린다. 그러니까 비양도는 섬 속의 섬 속의 섬인 셈. 일출 때면 해가 꼭 바다 위로 날아오르는 것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우도와 짧은 다리로 연결된다. 비양도는 ‘백패킹 성지’로 불린다. 비양도 망대 근처에 있는 연평리야영지는 백패커라면 누구나 한 번쯤 텐트를 치고 싶어 하는 곳이다.

우도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우도봉과 검멀레해변이다. 우도봉은 우도의 유일한 산. 정상에 오르는 길은 완만하지만, 반대쪽은 바다로 떨어지는 절벽이다. 검멀레는 ‘검은 모래’라는 뜻. 모래밭 위에 선 절벽은 얇은 퇴적층이 수천수만 겹 쌓인 바위다. 웅장한 모습이 거대한 지붕처럼 보이기도 하고, 바다로 나가는 고래처럼 보이기도 한다. 

우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미오름

우도를 내려다보고 싶다면 구좌읍 종달리에 자리한 지미오름으로 가자. 해안에 바짝 붙어 있어 바다를 조망하는 풍광이 압권이다. 지미(地尾)는 ‘땅의 꼬리’란 뜻이다. 해안을 등지고 가파른 비탈을 30분쯤 올라 정상에 서면 시선을 도대체 어디에 둬야 할지 망설여진다.

가장 제주다운 풍경이 360˚로 펼쳐진다.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마주한 모습이 한눈에 잡히고, 우도를 오가는 여객선과 종달리 두문포도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한라산을 정점으로 제주 동쪽의 오름 군락이 첩첩이 보인다.

평대리 비자나무 숲(천연기념물)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숲으로, 흔히 비자림이라 불린다. 이 숲에 처음 뿌리를 내린 800년 된 조상 나무가 중앙에 있는데, 키 14m에 폭 6m나 된다. 비자나무가 1년에 고작 1.5cm 자란다는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오랜 세월 동안 숲을 지켜왔는지 짐작할 수 있다. 비자림은 산책로가 잘 닦였다. 울창한 숲 사이로 햇살이 들어와 부챗살처럼 퍼진다. 숲은 싱그러운 내음이 가득하다.

비자나무 몸뚱이를 칡덩굴처럼 감은 줄사철나무와 촉촉한 나무 위에 자란 난초가 숲의 싱그러움을 더한다. 바닥에 깔린 화산송이는 발소리까지 빨아들일 것처럼 부드럽다. 비자림은 현실 세계에서 한 발짝 벗어난 느낌을 준다.

<자료 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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