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수산업 생존법] 4차 산업혁명 시대 IoT 기반 양식산업의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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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수산업 생존법] 4차 산업혁명 시대 IoT 기반 양식산업의 실현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1.01.0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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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실정에 맞는 스마트양식 시스템 개발 서두를 때

어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구인난… 시장 개방으로 수입산 대거 유입
노동집약적인 수산물 생산체계에서 벗어나 저비용 생산체계 구축해야
빅데이터·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활용해 수산업 체질 개선
스마트양식 실현 위해 전문인력 양성, 기자재산업 활성화 등 지원 필요

 

배봉성 국립수산과학원 수산공학과장

기후변화에 의한 수산자원 변동과 어획 강도 증가에 따른 자원량 감소, 그리고 적조, 고수온, 냉수대 등으로 수산재해가 증가하면서 수산업 여건은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한 가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수산업이 바로 인류의 생명 유지에 필요한 식량을 생산하는 산업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인류 문명이 지속되는 한 수산업도 계속 유지될 것이다. 

현재 우리 수산업이 직면한 대외환경 요인 중 큰 위협이 되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게 두 가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째는 어촌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그리고 그에 따른 구인난이다. 우리 수산업은 오랜 기간 동안 노동집약적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노동시장은 인건비가 싼 이주 외국인 노동자들의 몫이 된 지 오래됐다. 즉 인건비 상승과 구인난은 수산업 경영에 큰 어려움이 되고 있으며 그 어려움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는 시장 개방 확대에 따른 수입 수산물의 위협을 들 수 있다. 수산자원의 감소, 인건비 및 사료비의 증가, 잦은 수산재해, 수산물의 안전요건 강화 등으로 수산물 생산에 소요되는 비용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그에 반해 고품질 및 저가로 무장한 수입 수산물의 대거 유입으로 우리 수산업은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산비용을 줄여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생산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노동집약적인 수산물 생산체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저비용 생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최근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이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에는 이것을 견인하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존재한다. 

4차 산업혁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이제는 대부분이 알고 있는 용어로서,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 등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대표하는 키워드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쉽게 정의하면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판단해 작동하는 장비, 기계, 시스템 등과 이것을 운영하는 기술’이라 할 수 있으며 원격과 무인화라는 개념이 중심에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진행되고 있으며 여러 산업 분야에서 관련 기술을 이용한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대변혁에 수산업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첨단 자동화 시설을 갖추고 데이터 기반 생산체계를 구축한 노르웨이 연어양식산업은 최고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세계 시장을 장악했다. 

해외 수산 선진국들은 생산 규모의 대형화, 생산 시스템의 자동화 및 무인화, 데이터 기반 생산기술의 확립을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에서도 최근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스마트양식’을 위한 관련 기술의 개발 및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단지 조성 등 다양한 지원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고 양식산업 재도약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전통 양식업의 체질을 개선하고자 하는 정책적 노력을 다하고 있다. 더불어 양식 신(新)산업을 적극 육성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스마트양식 기술 개발’이다.

그 근거는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양식업의 고도화 및 수산물의 수출전략산업화’에서 찾을 수 있다. 주요 내용은 ‘친환경 스마트양식 보급을 확대’하는 것이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양식장 운영 기반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2016년부터 ‘스마트양식 기술 및 모델 개발’ 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숭어 가두리 양식장을 대상으로 해상 스마트양식장 구축을 위한 기반기술을 확립했다.

해상 스마트양식장은 원격지에서 양식 과정에서 일어나는 각종의 양성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고 자동 또는 원격으로 먹이를 공급할 수 있으며 원격 카메라로 관찰이 가능하다. 

2019년에는 뱀장어, 메기, 향어를 대상으로 육상 스마트양식장 구축을 위한 기반기술도 확립했다. 육상 스마트양식장은 양식 과정에서 일어나는 각종의 양성 데이터 및 사육환경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고 먹이공급로봇을 활용해 먹이 공급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수조 내의 물을 빼내지 않고 수조를 청소할 수 있는 양식수조 청소장치와 원하는 위치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먹이를 공급할 수 있는 트래버스형 2축이동식 먹이 공급장치를 개발 중에 있다. 

이러한 각종의 첨단 양식기자재가 개발돼 현장에 보급되면 작업인력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노동의 강도도 대폭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스마트양식으로의 혁신은 비교적 늦게 시작됐으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연구자의 노력으로 비교적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양식장의 생산시설은 여전히 인력에 의존하거나 단순한 기능의 기계를 사용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즉 기계가 알아서 양식생산 전 과정을 제어·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기계를 직접 조작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또한 양식기술은 양식업 종사자의 경험에 의존함으로써 기술의 체계화와 전달이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향후 스마트양식 기술이 개발 완료돼 현장에 보급될 경우, 양식업 종사자의 고령화로 말미암아 새로운 기술에 대한 수용력이 젊은이에 비해 비교적 낮을 것으로 예상됨으로써 기술 보급에 어려움도 예상된다. 

그러면 우리나라 양식산업이 스마트양식을 실현하고 경쟁력 있는 미래 유망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첫째, 전문인력의 양성이 중요하다. 어업인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견인하는 당당한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창의적인 인재를 적극 양성하고, 특히 젊은이들이 수산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기존 어업인에게는 맞춤형 교육을 통해 신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나가야 한다. 

둘째, 수산 전문가와 4차 산업혁명 기술 전문가의 융합연구가 필요하다. 스마트양식 시스템의 구성요소라 할 수 있는 각종의 수산기자재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이것을 개발하기 위한 수산전문가 이외에도 전기전자공학, 로봇공학, 제어공학, 환경공학 전문가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더욱이 최근의 수산기자재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셋째, 스마트양식에 적용되는 수산기자재산업의 활성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수산기자재에 대한 기술표준화 및 인증시스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기술표준 및 인증 시스템의 도입은 개발 기자재의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높여 개발한 제품의 현장 보급에 도움을 주고 시장 확대와 세계시장 선점에도 기여하기 때문이다.

넷째, 스마트양식 시스템은 인공지능에 의한 무인생산을 지향하므로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무인시스템의 오작동은 경영에 큰 피해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스템은 고장이 나더라도 기능상 대안조치가 가능하도록 설계돼야 한다. 

끝으로 수산기자재산업 관련 기업의 창업 및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 현재 국내 수산기자재 생산기업은 대부분이 영세한 기업들이며 연구개발 및 수출 마케팅을 자력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비 지원이나 생산을 위한 설비, 판매를 위한 마케팅 등 기업이 시장에서 안착할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기업인이 신기술을 활용한 창업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창업·투자 환경도 적극 개선해야 한다. 

스마트양식은 전문가 사이에서도 그 개념과 정의가 분분할 정도로 아직 걸음마 단계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수산양식에 적합한 스마트양식 시스템을 연구개발하고 현장 적용을 통해 조속히 안착시켜야 한다. 

앞으로 우리나라 수산양식산업이 4차 산업혁명시대에 부응하고 경쟁력 있는 모습으로 바뀌느냐, 아니면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쇠퇴하느냐는 지금 우리가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수산인 모두의 힘을 모아 ‘다시 뛰는 수산업, 활기찬 어촌’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때이다. 그런 노력이 축적되면  우리 기술로 개발한 ‘K-스마트양식 기술’을 세계로 수출할 날도 눈앞에 활짝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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