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준택 수협중앙회장, 취임 1년 성과 및 추진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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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준택 수협중앙회장, 취임 1년 성과 및 추진 계획
  • 장승범 기자
  • 승인 2020.03.23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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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인프라+경매중심거래전환 투트랙 전략으로 유통혁신 추진

어업인·소비자 납득할 가격 제시돼야 수산물 소비 늘어날 것
산지거점유통센터·거점형 청정위판장 등 사업 추진하고 있어
소득세제 개선, 상호금융 예금자보호기금 적립방식 전환 성과
가공과 수출 등 중점 육성해 수익구조 개선 및 상품 개발 주력

 

 

-지난 1년 동안의 소회를 말씀해주십시오.
△취임 후 어업인들이 바다에서 목숨을 담보로 건져 올린 수산물이 제값을 받도록 하는 게 수협의 역할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업무에 임해왔습니다.
또 수협 경제사업과 수산물 유통혁신을 위해 새로운 사업전략을 짜는 한편 어업인과 수협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제도들을 고치고 바꾸고자 힘써왔습니다.
그 결과 취임 전 적자를 기록했던 경제사업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흑자로 반전하면서 앞으로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어촌과 어업인들의 숙원이던 소득세제 개선을 이루어냄으로써 실질적 소득 향상 효과를 이룰 수 있게 된 것은 뜻깊은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어로소득이 부업이 아닌 주업소득으로 인정받아 5000만 원의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게 됐고, 양식어업을 겸업할 경우 8000만 원까지 비과세가 가능해졌습니다. 여전히 양식어업소득은 부업소득으로 묶여 있는 문제가 남았지만 이것도 곧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서 비과세 혜택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조치해나갈 것입니다.
또한 상호금융의 예금자보호기금 적립 방식이 목표기금제로 전환함으로써 전체 조합들의 수익성을 높이고 경영 안정을 도모하게 된 것도 의미 있는 성과입니다.
지난해 3년을 끌어왔던 노량진수산시장 구시장에 대한 명도집행이 마무리되고 폐쇄 후 본격적인 철거 단계에 진입하게 됨에 따라 향후 개발계획 수립에 나설 수 있게 된 것도 큰 전환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산물 유통혁신에 대해 설명해주십시오.
△유통기반 시설의 현대화를 통한 하드웨어 강화와 동시에 기존 도매시장 거래체계를 바꾸는 소프트웨어 혁신을 병행해서 수산물 유통의 난맥상을 풀어가고자 합니다.
혁신의 방향은 중간 유통단계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배제함으로써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 탄력성이 건강하게 작동하는 시장을 만드는 것에 있습니다. 그래야만이 어업인과 소비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가격이 제시될 수 있고 그와 같은 신뢰가 전제돼야 수산물 소비도 더욱 활성화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산물 유통에는 기반시설이 중요한데 전국 200여 개 수협 위판장은 어획물이 최초로 거래되는 핵심시설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수십년 전에 지어져 열악한 형편에 놓여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산지거점유통센터(FPC)와 거점형 청정위판장(H-FAM)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인프라 확보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일이 요구되기 때문에 당장 소비자나 어업인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보여주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므로 당장 가능한 혁신 방안들이 필요하며 그 일환으로 도매시장 거래체계를 전환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특히 도매시장을 실질 경매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경매 과정을 거쳐야 투명하게 시세가 결정되고, 이것이 수산물 유통을 향한 소비자와 생산자 양측의 불신과 불만을 해소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정가수의매매가 안정적이고 거래가 간소화될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기도 하지만, 자본력과 거래처 분산 능력에 어업인들이 종속되는 흐름으로 갈 수 있고 이는 과거 객주제도에서 벌어지는 현상과 유사합니다.
수협이 만들어진 것은 객주에게 종속되어 제값을 받지 못하는 어업인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었으며, 수협이 위판장을 지어 경매를 실시하고 거래를 중개하고 대금지급을 책임지면서 그 폐해를 줄여왔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경제사업 혁신은 어떤 방향으로 추진합니까?
△일반 소비자인 국민과 수산물 생산자인 어업인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해주어야 하는 것이 수협 경제사업의 본질이며, 중간에서 발생하는 과도하고 불합리한 비용을 축소해서 그 혜택을 어업인과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조직으로서 입지를 강화해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특히 시장에서 기다려서 수산물 거래를 중개하는 소극적인 역할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수산물 가공과 수출 등을 중점 육성해서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수산물 소비수요 확대를 꾀할 생각입니다.
올해 수산물 가공 연구와 제품 개발을 전담하는 수산식품연구실을 신설해 16명의 전담인원을 배치했으며 유능한 전문인력을 추가적으로 영입해서 수산상품 개발 역량을 고도화할 것입니다. 수산식품연구실은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수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을 확대하고 동시에 해외 수출시장 공략을 위한 상품 개발에 주력할 것입니다.
어업인들이 안정적으로 수산물 판매가격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대량생산된다 하더라도 언제든지 막힘없이 분산처리 할 수 있는 다양한 경로 확보가 중요하며, 이를 위해 수출, 가공 등 새로운 유통 경로를 발굴하고, 식재료 가공산업과 의생명공학분야 재료산업 등으로 수산물 수요를 확대하는 노력을 기울여갈 것입니다.
수협은 앞으로 단순하게 원물 거래를 중개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수출, 가공 수요를 확대해 생산물량을 흡수할 기반을 마련코자 합니다.


-해외시장 진출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는데…
△수협은 수산식품연구실과 미국, 중국, 일본 등 세계 7개국에 운영 중인 무역지원센터와 연계해서 국가별 바이어 맞춤형 상품 개발, 보양식용 수산가공품 발굴 등의 수출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현대홈쇼핑과 손잡고 베트남 홈쇼핑 시장에 진출한 것을 비롯해 김스낵 ‘미스터 잘생김’을 일본 3대 온라인 쇼핑몰(아마존재팬, Qoo10재팬, 와우마)에 판매를 시작하고 아세안 국가에서도 온라인 쇼핑몰 입점에 성공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에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국가인 중국에서는 수출업무를 전담할 현지 자회사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거점으로 해서 우리 수산물 수출규모를 적극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또 단순히 우리 것을 내다 팔 것이 아니라 선진 해외 양식장에 투자하고 협력하고 또 새로운 어장을 개척하면서 신규 자원을 확보해야 합니다.
 양식업 해외 진출과 관련해 호주와 도미니카공화국 등을 찾아 가능성과 협력방안을 타진했고, 해외 어장 확보와 수출시장 개척 차원에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과의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수출 수산물 물량 확대와 함께 신규 수산자원 확보라는 목표를 두고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생각입니다.


-임기 중 지속 추진할 최우선 과제는 무엇인지?
△경제사업 혁신을 통해 어업인이 잡기만 하면 수협이 책임지고 제값 받아 팔아주는 유통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고 공적자금 조기 상환으로 어업인과 수산업 지원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협은 제반 사업을 통해 거두는 수익을 어업인과 어촌, 수산업 지원 목적에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어업인들의 협동자조조직입니다.
즉, 수협이 큰 수익을 올릴수록 어업인과 어촌에 대한 지원과 투자가 확대됨을 의미하고 수산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효과가 더욱 커질 수 있는 것입니다.
지난 2016년 단행된 사업구조 개편을 토대로 수협은 급격히 수익성이 향상되면서 중앙회와 은행에서 연간 세전이익 3000억 원가량을 달성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습니다.
하지만 과거 외환위기 당시 수혈됐던 공적자금을 상환하기 전까지는 이 같은 수익을 어촌과 수산업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
공적자금을 빨리 갚아야만 어업인과 수산업 지원 규모를 크게 키울 수 있기 때문에 법인세 감면 등 세제 개선 등을 통해 조기 상환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현재 수협은 당초 예정보다 빠른 속도로 공적자금을 상환해나가고 있지만 더욱 서둘러서 예금보험공사와 약정된 2028년 상환 완료 시점을 최대한 앞당길 계획입니다.
공적자금을 상환하고 난 후 수협은 연간 1000억 원가량의 재원을 어업인에게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게 되고 이는 수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함께 중요한 것은 어업인들이 안전하게 조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도 힘을 쏟아 바다는 위험한 곳이라는 인식을 지워내는 일에도 역점을 둘 것입니다.
어업소득이 해마다 향상되는 등 객관적 지표상으로는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어업인들은 기본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생산활동에 참여하기 때문에 항상 불안정한 여건에 놓일 수밖에 없습니다.
소득적인 측면에서 향상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산업이 중흥하기 위해서는 불의의 사고에 따른 신체와 생명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통해 안심하고 조업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앞으로 어업인 권익 신장과 생명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맡은 바 임무 완수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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