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괭생이모자반 피해 현황과 대응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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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괭생이모자반 피해 현황과 대응방안
  • 안현선 기자
  • 승인 2021.02.0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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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입 원천 차단하고 산업적 활용방안 찾아야

중국과의 외교적 협의 통해 공동연구 추진하고
추출물을 자원으로 활용토록 기술개발 나서야

 

괭생이모자반이 또다시 서남해안을 덮쳤다. 대량으로 밀려든 괭생이모자반 영향으로 김, 다시마, 미역 양식장이 초토화됐으며, 어선의 안전 항해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재까지 발생한 괭생이모자반 피해 발생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방안에 대해 알아본다.

중국에 분포하는 종과 일치
괭생이모자반은 황갈색 해조류로 일본, 중국, 우리나라 전 연안에 분포하며 1~5m까지 성장한다. 괭생이모자반은 원반 모양의 뿌리에서 하나의 줄기가 나오고 가지는 어긋나기로 나며 수중에서 몸체가 서 있을 수 있도록 가지에 많은 공기주머니(기낭)가 있는데, 이 때문에 암반에서 떨어지면 수면에 떠서 수백 km까지 이동할 수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전남 신안군과 제주도 연안에 유입되는 괭생이모자반은 중국 연안에 분포하던 괭생이모자반이 탈락·유실되면서 동중국해와 우리나라 서해 사이에 흐르고 있는 황해해류와 북서계절풍 영향을 받아 제주 남서부 해역으로 유입돼 북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과원은 동중국해 북부해역 해양조사에서 다수의 괭생이모자반 출현을 확인했으며, 국내로 유입된 괭생이모자반의 유전적 분석 결과 중국 저우산군도에 분포하는 종과 염기서열이 99.9% 이상 동일하다고 밝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중국 저장성에서는 2011년부터 5년간 총 사업비 12억 원을 투입해 저우산군도 86만㎢에서 해양경제 혁신발전 구역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 사업의 목적은 괭생이모자반의 대량 이식을 통해 바다숲과 생태환경을 복원하기 위한 것인데 이때 증식된 괭생이모자반이 탈락·유실되면서 우리나라에 대량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부터 유입돼 피해 발생
우리나라에서의 괭생이모자반 피해 사례는 2014년까지 손으로 꼽을 만큼 드물었으며, 피해 사례도 10건 내외로 대부분 제주지역에 국한됐다. 하지만 2015년 1월 21일 처음으로 제주 및 남해안에 괭생이모자반의 유조가 대량으로 유입돼 피해가 컸으며, 그 이후 해마다 피해가 줄어들었다 늘어나기를 반복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유입된 후 수거된 괭생이모자반은 2015년 1만5640톤, 2016년 314톤, 2017년 6321톤, 2018년 3855톤, 2019년 972톤, 2020년 6338톤이었다.
올해는 1월부터 현재까지 약 1만 톤가량의 괭생이모자반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남 신안군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월 26일 기준 괭생이모자반 유입량(추정)은 3727톤이며, 현재까지 1860톤이 수거됐다. 해양수산부에서 집계한 제주도의 괭생이모자반 유입량(추정)은 1월 20일 기준 약 5913톤으로 현재까지 474톤이 수거됐다. 신안군에선 김 양식장 피해가 심각하다. 지난 1월 26일 기준 김 양식을 하는 556어가 가운데 377어가가 피해를 봤으며 피해량도 전체 14만7333책 중 8만4600책으로 집계됐다. 다시마·미역 양식도 280어가 가운데 84어가가 피해를 봤으며, 3만4159줄 가운데 6738줄이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유입된 괭생이모자반은 대규모 유조 띠를 이뤄 이동하기 때문에 김이나 미역, 다시마, 전복 등을 키우는 양식장에 들이닥치면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다. 김·다시마 양식장에 감긴 괭생이모자반은 해조류의 성장을 방해한다. 손으로 제거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수확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해수욕장이나 해안가에 밀려들 경우에도 악취를 유발하기 때문에 모두 수거해야 한다.
 
산업적 활용방안 대안으로 제시
괭생이모자반을 미리 발견해 처리하기 위해 수과원은 인공위성을 통해 동중국해 괭생이모자반 덩어리의 이동 상황을 살피고 있다. 해양경찰청은 항공기로 괭생이모자반의 위치를 파악한 뒤 함정과 항공기, 드론, 자율방제대 어선 등을 동원해 매일 수거작업을 펼치고 있다. 해양환경공단도 제주도와 전남해역을 중심으로 청항선과 인력을 긴급 투입해 제주항 및 서귀포항 인근해역에서 괭생이모자반을 수거하고 있다. 한국어촌어항공단 역시 신안군 흑산면과 제주도 연안에 어항관리선을 투입해 괭생이모자반 해상수거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향후에도 동중국해 괭생이모자반 유입 빈도가 잦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응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선 괭생이모자반의 원천적 유입 방지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제주연구원 좌민석 박사는 “괭생이모자반이 유입되기 전에 한중 수산당국 장관급 회담을 통해 원천적 유입 방지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괭생이모자반이 중국 연안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밝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백은영 박사도 “괭생이모자반에 대한 연구가 미흡하기 때문에 좀 더 정확하고 신속한 대응을 위해선 반드시 중국과의 외교적 협의를 통한 공동연구가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괭생이모자반을 산업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지난해 7월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공동 연구팀은 괭생이모자반에 콧속 물혹(비용종)이나 축농증을 예방·치료하는 효능이 있음을 발견하고 특허출원을 마쳤다. 10월에는 해양생물자원관과 제주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괭생이모자반에서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는 ‘로리오라이드’라는 물질을 세계 최초로 찾아낸 바 있다. 백 박사는 “우리나라에서는 괭생이모자반을 농업용 비료로 활용하고 있지만 수거량에 비하면 극히 소량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괭생이모자반 추출물이 의료·건강식품 첨가물로서 충분한 효능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괭생이모자반 예찰·예보 고도화를 위해 항공 예찰을 강화하고 휴대폰을 활용한 실시간 관측체계를 도입하는 등 2022년까지 조기경보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2024년까지 기존 예찰정보와 수거, 처리, 지원 현황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기능과 실시간 자료 전송체계를 갖춘 통합정보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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