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수산업 생존법] 수산종자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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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수산업 생존법] 수산종자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언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1.01.0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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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업을 수산산업으로 확장할 전략·지원책 절실

종자는 양식의 근간 되는 분야지만 지금까지 등한시돼
스마트 생산기술 적용하면 짧은 기간 내 발전 가속화
비대면 시대 맞춰 산업 전반 통합적으로 관리·운영해야

 

김성연 국립수산과학원
수산종자사업단장

코로나19는 지구촌이라고 불리던 초연결 공동체의 일상과 글로벌 산업 및 경제활동 전반에 걸쳐 커다란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경제·산업 분야에서는 온라인 비즈니스와 언택트 경제 확산으로 탈공동체와 자국 우선주의가 두드러지고 있다. 먹거리 분야에서는 자가생산, 식품 위생 및 품질 인증의 안전식품 그리고 간편조리제품 개발, 온라인 마켓 및 배달시장 등의 비대면 유통과 소비 등이 코로나19 시대의 주된 변화이다.

이러한 변화는 결국 일상생활과 경제 및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표준과 길을 만들어갈 것이다. 따라서 우리 수산 분야도 코로나19가 몰고 온 국내외의 변화들에 주목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해 수산양식과 관련산업 전반을 점검함으로써 새로이 국내외 경쟁력을 갖추도록 대응을 서둘러야 하겠다.

얼마 전 일본산 양식 참돔과 방어 수입으로 우리의 양식업계가 어려움에 처했다는 뉴스를 접했는데, 왜 이리 됐을까? 광어는 우리가 개발하고 생산한 고급 수산물이라 하는데도 수입산 대서양 연어에 밀리고, 소비자들은 알아주지 않을까? 매년 양식된 활어들이 양식장에 많이 있다고는 하는데 왜 안 팔리고, 생산자들은 생산원가도 못 건진다고 하소연할까? 오히려 ‘식량안보지수’가 35위인 중국으로부터의 양식 수산물 수입이 더 많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식량안보지수란 자국민에게 충분한 양과 양질의 식량을 필요한 시기와 장소에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2019년 세계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발표에 따르면 총 113개국 중 1위는 싱가포르(87.4점)였으며, 2위는 아일랜드, 3위는 미국, 한국은 29위(73.6점), 중국은 35위(71.0점)였다.

여태껏 우리는 양식기술 강국을 자처하고, ‘수산산업’으로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도 착실히 추진해왔는데 왜 이런 일들이 생길까? 10여 년 전부터 우리의 수산양식이 수산산업으로 가기 위한 미래발전 방향으로 첫째, 생산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둘째, 다품종의 연구개발(R&D)은 전략품종의 연구개발로 셋째, 단계별 연구에서 전주기적 연구로 넷째, 1차 산업 중심에서 1~4차 산업까지 확장된 산업구조로 발전시키고 시장의 세계화를 이뤄야 한다는 개발 목표와 추진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나 우리의 양식 산업화에 대한 미래 의지와 발전 노력들은 아직까지도 양식을 시작하던 그 시절에 머물러 있다고 하겠다. 비체계적인 품종관리, 개인별 경험적 생산기술과 노동집약형 비표준화된 생산 공정, 품질관리 체제 부재 및 개별적 상거래, 활수산물 위주의 유통체제, 국내시장 의존 및 해외시장 미개척 등이 우리 수산양식의 현실이다.

이는 시대의 변화와 요구를 파악하고, 수산산업으로 동반 성장해야 할 분야들을 포함한 새로운 수산양식의 목표와 추진방안 설정 등 ‘수산양식의 미래 발전과 산업화’를 위한 종합적인 기획과 추진에 소홀한 결과라 하겠다.

수산양식의 산업화 발전 모델을 설명할 때 많이 인용되는 노르웨이의 대서양 연어양식을 살펴보자. 노르웨이의 연어양식도 시작부터 체계적이고 과학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우선 5kg 이상 상품화까지 4년의 긴 양식기간을 줄이고자 선발육종을 통해 좋은 종자를 생산하고 성장을 향상시키는 것부터 시작했다.

1990년대에는 유전체 분석을 통한 분자육종기술을 개발해 양식기간을 30개월까지 단축시키며 현재의 과학화된 첨단양식이 시작됐으며, 약 60여 년간 16세대 이상의 품종 관리와 개량을 진행해오고 있다. 2015년에는 이들 대서양 연어에 왕연어의 성장 유전자와 극지방 대구류의 항동결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주입해 성장을 극대화한 GMO(유전자 변형 생물) 연어까지 개발(상품화까지 16개월 소요)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사용 승인까지 받은 상태다. 양식의 과학화와 생산 공정의 표준화를 위해 성장단계별 영양 요구량을 연구해 성장단계별 전용 배합사료와 급이체제까지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또한 질병 피해를 줄이고 안전한 양식 생산을 위해 예방백신의 개발과 접종 등을 현실화해 해상 가두리양식에서도 생산기술의 표준화, 기계화, 자동화까지 연계·발전시켰으며 양식 과정을 데이터화해 품질관리의 표준화도 실시하고 있다. 생산된 연어의 최적 상품화를 위해 가공기술을 개발하고 이들 가공공정의 표준화, 기계화, 자동화와 품질위생 관리까지도 실현했다. 

아울러 양식 연어의 시장 개척과 유통 세계화를 통해 2018년 대서양 연어의 양식 생산량은 노르웨이 128만 톤(생산액 약 8조 원), 칠레 66만 톤에 달했다(FAO). 현재는 기후온난화에 대비하고 에너지 절감을 통한 안전생산과 환경 보전을 위해 대규모 육상 순환여과식(RAS) 양식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2021년에는 양식 생산량을 139만 톤까지 늘리는 계획까지 내놓고 있다.  

요약한다면, 전략품종을 정하고 양식기술의 과학화와 표준화를 통해 1차 산업의 한계를 넘어서 6차 산업화까지의 전주기적인 개발과 통합관리로 고부가가치 상품화와 시장 세계화까지 실현한 것이다. 또한 지속적인 투자와 첨단과학의 접목으로 양식 기술의 수준과 수산산업으로서의 가치를 계속 높여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상황은 어떠할까? 2018년 양식생산량은 총 230여만 톤으로, 이 중 어류는 21개 품종에서 8만 톤이며 생산 1위가 광어로 3만7000톤이다. 현재 양식 광어의 개량육종이 진행 중이며, 육종품종의 산업화는 시작 단계다. 배합사료와 예방백신의 개발과 사용은 아직 20% 이내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종자의 품질과 양식 생산기술은 비표준화 상태이며, 생산 공정의 기계화, 자동화 및 DB화도 답보 상태다.

우리나라는 온대해역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 온도의 변화 폭이 점차 커지고 어장 노후화와 어장 환경 악화도 계속되고 있으나, 양식 적정 수온 유지와 수질환경 제어를 위한 순환여과식 양식기술은 아직 개발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양식 광어는 활어 형태로 대부분 국내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따라서 소비가 격감하면 양식장 내 물량이 적체되고 이는 종자 생산과 입식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반복되곤 한다. 좀 불편하지만, 우리의 현주소는 양식업에서 수산산업으로 가는 중간쯤에 있다고 하겠다.

현재 각 분야별로 수행 중인 양식 관련 연구들의 제목과 목표들은 미래 지향적인 상기의 내용들을 모두 포함해 추진되고 있으나, 지극히 개별적이며 단편적이다. 이를 종합적으로 기획·관리해 수산산업으로 이끌 수 있는 운영방안과 실천계획을 마련하고 가동해야 한다.

양식업을 수산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실천방안으로 우선 수산종자산업의 활성화를 제안해 본다. 종자는 양식의 근간이 되는 주요한 분야이나 등한시돼왔다. 지금 양식 생산기술이 보편화된 시기에 우량종자의 개발과 보급은 양식 생산성을 높이고, 또한 규격화된 우량종자의 보급은 양식 생산 공정의 표준화를 빨리 실현시킬 수 있다. 종자 생산은 양식 생산의 축소형으로 친어 성성숙 관리, 양질 수정란 생산 및 우량종자의 생산까지 6개월 전후로 진행된다.

따라서 우수 육종품종의 적극적인 개발과 함께 우량종자의 생산 과정에 스마트 생산기술을 적용해 단기에 기술적 노하우를 효과적으로 축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종자 생산에서 축적된 스마트 생산기술을 실제 양식생산에 적용한다면 스마트양식도 좀 더 체계적이고 빠르게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이를 뒷받침하고 기반이 되어줄 ‘수산종자산업육성법’이 2016년에 제정됐다. 2020년에는 해양수산부 양식산업과에 ‘종자계’도 신설됐고, 수산종자산업을 진흥할 목적으로 수산종자산업진흥센터가 지정됐으며, 품목별 민간 수산종자 생산자 단체가 연합해 수산종자산업협회를 결성했다.

또한 골든시드(Golden-Seed)사업과 수산시험연구사업을 통해 우량종자의 개발과 산업화를 위한 기반도 형성되고 있다. 이를 종합해 활용한다면 우량종자 개발·보급, 종자 및 양식 생산의 표준화, 양식 스마트화 그리고 가공·유통·소비까지의 체계적인 수산산업으로 이끌 수 있는 시작이 될 것으로 본다.      

지금의 수산양식은 단순한 1차 산업이 아니다. 1~4차 산업까지 아우르며 종합적으로 발전할 때이다. 우수 품종과 함께 첨단과학 기술로 생산 공정을 표준화하고 시스템화해 대량생산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또한 언택트 시대에 맞게 수산종자와 양식 수산물의 품질 인증, 다양한 제품 개발 그리고 유통 및 마케팅을 통한 국내외 시장 확대까지의 산업 전반을 이해하고 통합적으로 운영·관리해가야 한다.

단기적으로 양식 어업인을 지원하는 실질적인 정책들도 계속돼야 하나, 수산양식이 수산산업으로 빠르게 성장할 장기적인 전략과 지원도 신속하게 준비하고 추진돼야 한다. 코로나19는 분명 재앙이다. 하지만 새로운 발전의 기회이기도 하다. 시대적 변화와 요구를 정확하고 빠르게 이해하고, 우리의 수산양식도 신속한 대응과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바다는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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