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수산업 생존법] 수협의 수산물 수출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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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수산업 생존법] 수협의 수산물 수출전략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1.01.0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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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찾고, 많이 만나고, 많이 보여주자”

조합 신규 상품 발굴해 다수 바이어에게 많이 선봬는 활동전략 수립
수협 브랜드 상품 매출 50% 신장… 해외 온라인몰 20개와 거래 계획
코로나19 확산으로 원물 수출은 급감했지만 가정간편식 수출은 늘어
수협 수산물 수출 2019년 160억 원에서 2020년 260억 원으로 급증

 

배철우 수협중앙회 무역사업단장

2020년은 참으로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코로나19로 시작해서 코로나19로 끝났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이 악성 신생 바이러스는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꿨다.

수산물 수출 역시 코로나19 사태라는 전대미문의 충격 속에 패러다임의 전환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유럽지역 소비 부진으로 동남아 등에 재가공용 원물 수출이 급감한 반면 미주지역의 사재기 열풍으로 가정간편식 수출은 증가했다.

수출업체와 바이어의 무역 상담은 아직은 덜 익숙한 온라인 비대면 상담으로 진행해야 했다. 또한 중국 물동량 급증은 해운 시스템에 과부하를 불러일으켜서 해상운임비 폭등을 야기했고 수산물 교역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수산물 수출은 2020년 11월 말 기준으로 전년 대비 8.4% 감소하는 등 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관계부처의 강한 의지와 적극적인 행정력 덕분에 5월 말 15.2%까지 감소했던 수출액은 짧은 기간에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다행히 수협은 수산물 수출규모가 2019년 160억 원에서 2020년 260억 원으로 신장했다. 이는 수출 확대를 위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일선 조합 상품과 연계한 특판행사를 개최하는 등 판촉을 강화한 결과지만 무엇보다 해외 소비자의 빠른 기호 변화에 대응한 맞춤형 상품 발굴에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인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올 상반기까지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되는 상황에서 2021년 수협의 수산물 수출전략은 전년 전략을 개선하고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를 요약하자면 ‘많이 찾고, 많이 만나고, 많이 보여주자’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라이브커머스 시장의 폭풍성장과 홈코노미(Home+Economy)의 등장은 필연적으로 상품 판매자가 수요자의 빠른 기호 변화에 즉시 대응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소비자는 온라인 쇼핑몰, 홈쇼핑 및 누리소통망(SNS) 라이브방송 등 온라인 매체를 활용한 비대면 소비 패턴에 익숙해졌고, 소비 장소가 집 안으로 이동함에 따라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 수요가 많아졌으며, 코로나19로 위생·건강 관련 기능식품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

상품 판매자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소비 패턴, 소비 패러다임의 변화에 맞는 상품을 찾는 일이 우선이라 할 수 있겠다. 아마존, 징둥, 쇼피, 라자다, 큐텐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상 수산물 판매 패턴에 대한 분석과 해외 인플루언서 홍보 상품 등에 대한 수시 점검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나름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수협중앙회뿐만 아니라 일선 조합이 적합 상품을 많이 발굴하는 것이 ‘많이 찾기’라 할 수 있겠다.

코로나19 이전 수출자와 바이어의 만남은 주로 국제박람회를 통해서 이뤄졌다. 부스에 진열·홍보되고 있는 수출업체 상품들을 바이어가 둘러보고 관심 있는 상품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무역 상담이 진행되는 형태로 수출이 성사됐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시골의 전통 5일장과 같은 메커니즘이라 할 수 있는데 대면이 가능한 상황에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국제박람회를 개최하고자 하는 국가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지난해는 거의 모든 국제박람회 개최가 취소됐고, 이를 비대면 온라인 박람회가 대체했다. 온라인 사이트에 부스가 마련됐고 상품은 사진으로 올려졌다. 바이어가 상품을 클릭해서 상품 설명을 보고 관심이 있으면 수출업체와 화상상담을 진행하는 구도이다. 대면상담에 비해 집중력과 상호 이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신규업체와의 수출 성약률은 당연히 감소했다.

그러나 비대면 무역 상담도 나름의 강점이 있었다. 한번 구축된 온라인 플랫폼은 업데이트만 잘한다면 수시로 박람회를 개최할 수 있어 필요하면 연중 어느 때라도 무역 상담을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타이슨의 핵펀치 한 방이 사라진 자리를 골로프킨의 계속되는 잽이 메운 셈이다. 내년 하반기쯤에는 기존과 같은 대면 국제박람회 개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니 정교한 잽과 강한 훅까지 겸비한 채 경기에 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즉, 부지런히 노력하면 ‘많이 만나기’를 실행할 수 있게 됐다.

2020년 수협중앙회 수출 내용 중 고무적인 부분은 11월 말 기준, 조합 제품 수출이 전년 대비 약 94% 증가했다는 것이다. 해외 유통업체와의 협업으로 비교적 소비 수준이 높은 미주지역에서 두 차례에 걸쳐 일선 조합 특판전을 개최한 것이 실적 호전으로 이어졌다. 바다장어, 굴비, 토막갈치, 냉동멍게 등은 현지에서 호평을 받아 지속적으로 수출이 이어지고 있다.

이 외에도 캐나다,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지에서 실시한 수차례의 마케팅 행사를 통해 수협 브랜드 제품 매출은 전년 대비 약 58% 신장했고, 온라인상에서도 아마존, 레드마트 등 해외 유명 온라인몰 7개소에서 판촉행사를 실시해 한국산 수산식품 론칭에 성공했다.

올해도 수협중앙회에서는 온·오프라인을 병행해서 마케팅을 확대·강화하고, 신규 상품에 대한 공격적인 입점 프로모션을 펼치는 등 ‘많이 보여주기’를 실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조합 등 수협 브랜드 상품 매출을 올해 대비 약 50%까지 신장시키고, 7개소인 해외 유명 온라인몰과의 거래는 약 20개소까지 확대시킬 계획이다.

이렇듯 많은 신규 상품을 발굴하고 많은 바이어와 소통하며 많이 보여주기 활동을 전개한다면 2021년 수산물 수출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은 대한민국 수산물 수출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더욱 힘을 내서 명실공히 K-피시(FISH)가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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