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협중앙회 수산식품연구소 설립 타당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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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협중앙회 수산식품연구소 설립 타당성은?
  • 장승범 기자
  • 승인 2020.12.2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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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안전성 강화로 소비자 신뢰 높이고 어업인은 어가 유지

어업인과 수산물가공업자 생존하려면 소비자 요구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수산물 안전성은 어업인·개인이 충족시킬 수 없어 수협 역할 크게 요구돼
연구소는 안전성 검사, 위생관리 지도, 수산가공식품 개발, 상품화 지원 역할
공공 부문 연구소로서 비수익사업으로 식품 안전성 위한 자가품질검사 대행

유통 및 식품 전문가들은 식품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이 안전성에 민감한 반응을 보임에 따라 수산물도 안전성 강화에 더욱 힘을 쏟아야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산 수산물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국산 수산물의 부가가치를 제고해 생산자인 어업인의 수취가격을 높이고 소비자인 국민들에게 안전한 수산물을 공급하기 위해선 수협중앙회의 수산식품연구소 설립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협 수산경제연구원 박준모 연구위원은 ‘수협중앙회 수산식품연구소 설립 타당성 연구’ 보고서를 통해 국내 수산물의 안전성 확보를 통한 소비자의 신뢰 및 수협 수산물의 안전성과 부가가치 제고방안을 모색하고 수협이 국내 수산물 유통시장에서 중추적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수협중앙회 수산식품연구소 설립 사업의 타당성을 분석했다.
박 연구위원은 “수산업협동조합법 제1조에 의하면 수협의 역할로 ①어업인과 수산물가공업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의 향상 ②어업 및 수산물가공업의 경쟁력 강화 ③어업인과 수산물가공업자의 삶의 질 향상 ④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 등으로 명시하고 있다. 수협이 담당해야 할 역할의 대부분이 생산자인 어업인과 수산물가공업자를 중심으로 서술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산물시장의 무게중심이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어업인과 수산물가공업자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필수 요소가 됐다”며 “최근 식품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 중에서 식품 안전성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당연히 충족시켜야 하는 필수조건이 됐다”고 주장했다. 소비자가 요구하는 식품 안전성은 어업인 개인이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수협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어업인이 어획 또는 생산한 수산물의 식품 안전성 확보 및 검증을 위한 역할을 수협이 담당함으로써 작게는 수협의 조합원이자 크게는 우리나라 어업인들의 안정적인 판로 확보와 소득 창출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관점에서 수협중앙회 수산식품연구소의 설립은 수산물 식품 안전성 확보를 위한 수협의 역할 확대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수산식품연구소의 기능
수협중앙회 수산식품연구소의 기능으로는 △수산물 안전성 검사를 통한 식품사고 예방 △수산물 위생관리 지도 △수산가공식품 개발 및 상품화 지원을 꼽았다.
수산물 안전성 검사를 통한 식품사고 예방을 위해 수협 수산식품연구소는 공인인증기관으로서의 수산물 안전성 관리 업무를 수행한다. 또 조합이 운영하고 있는 산지위판장과 수협중앙회가 운영하고 있는 공영도매시장의 공판장에서 거래되는 수산물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실시한다. 이 밖에 자가품질위탁검사 업무를 통해 수협중앙회, 조합, 영어조합법인, 어업회사법인, 일반법인 등 수산물 가공업체의 수산물 가공제품의 자가품질검사를 대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산물 위생관리 지도 측면에서는 중앙회와 조합 등 각 사업장별 맞춤형 위생관리를 지원하고 정부 위탁교육사업 참여, 식품안전 정보 수집 및 홍보 기능을 수행한다.
수산가공식품 개발 및 상품화 지원은 중앙회 및 조합의 고부가가치 수산상품 개발을 위한 업무 지원과 상품 포장과 광고 디자인 개선을 추진하게 된다는 것.


식품연구소 운영은 비수익사업
박 연구위원은 식품연구소 운영에 대해 “동원F&B, CJ 등 식품기업들이 운영하는 식품연구소들은 해당 기업의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R&D)과 자가품질검사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지자체 등에서 운영하는 공공 부문 식품연구소는 대부분 식품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자가품질검사, 식품 안전성 검사 등 검사기능을 주로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활동들은 많은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식품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기본 활동 또는 신제품 개발을 위한 지원 활동 등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식품연구소 운영의 목적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식품연구소는 그 자체 활동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구조이다. 민간기업의 식품연구소 운영비는 모기업에서 부담하고 있으며, 공공부문 식품연구소에서도 식품연구소 자체 활동에 의한 수익만으로는 운영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는 “수협중앙회 수산식품연구소도 수익사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운영비를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수협중앙회 수산식품연구소를 수익사업으로 인식해 운영한다면 국산 수산물의 식품 안전성 확보를 통한 수협중앙회와 조합의 지원이라는 본래의 운영 목적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며 “수협중앙회 수산식품연구소는 수협이 공급하는 국산 수산물의 식품 안전성 확보와 부가가치 제고를 위한 지원기관”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수협중앙회 수산식품연구소의 재정 자립을 위해서는 검사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수협중앙회 수산식품연구소가 수행해야 하는 가장 큰 기능은 국산 수산물의 안전성 검사와 수협중앙회 수산가공식품 연구개발이라고 지적했다. 수협중앙회 수산식품연구소가 안정적인 수익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분야는 산지위판장, 수산물 도매시장 등에서 채취한 샘플에 대한 안전성 검사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등 국가기관에서 수행하고 있는 활동으로서, 국내 수산물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기초적인 활동이다. 이를 통해 수협중앙회 수산식품연구소의 가장 안정적인 수익 모델이 될 수 있는 분야라는 것.
박 연구위원은 “수협중앙회 수산식품연구소가 새로운 수산가공식품을 개발하고 이를 시장에 출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신상품 개발을 통해 수익에 기여하는 부분은 수협중앙회 수산식품연구소 운영에 재정적인 도움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오히려 국산 수산물에 대한 안전성 검사에 집중하는 것이 수협중앙회 수산식품연구소 설립 취지에도 부합하고, 수산식품연구소의 재정적 자립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경제적 타당성
박 연구위원은 수산식품연구소 건립사업의 총사업비를 66억3000만 원으로 산정했다. 세부사항을 살펴보면 시설공사비 3억1500만 원, 집기구입비 5억 원, 실험장비도입비 55억 원, 예비비 3억1500만 원 등으로 구성됐다. 이 사업은 수협중앙회가 보유하고 있는 시설에 입주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어 독립적인 건축시설물 공사비가 소요되지 않으며, 공사기간도 6개월이다.
이 사업의 실시에 따른 제반 부대비용과 관련 세금은 각 시설별 공사비에 반영됐으며, 총사업비는 공사가 진행되는 2022년에 전액 지급되는 것으로 가정했다.
인건비는 2023년에는 25명이며 2025년 이후에는 30명을 기준으로 비용을 추정했다. 임차료와 관리비는 노량진수산시장의 임차료와 관리비 수준을 적용했으며, 조직운영비는 수산식품연구실의 운영비를 기준으로 추정했다.
2023년 기준 수협중앙회 수산식품연구소의 연간 운영비는 46억7600만 원으로 산정했다. 항목별로는 인건비 22억7000만 원, 임차료 5억400만 원, 관리비 2억5200만 원, 조직운영비 16억5000만 원으로 추정했다. 2023년 이후 경상운영비의 증가를 예상하기 위한 가정으로 인건비는 매년 2.0% 인상, 임차료, 관리비, 운영비는 매년 2.5% 상승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경제적 분석에 나타난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수협중앙회 수산식품연구소의 운영 시 운영비용은 검사수수료 수익, 수산가공식품 개발 및 상품화 지원 수익, 정부 위탁교육사업 수행 수익 등 연구소 자체적인 활동으로 운영비 충당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식중독 예방에 따른 사회적 후생의 증가에 따른 가치가 크기 때문에 수협중앙회와 조합이 공급하는 국산 수산물에 대한 식품 안전성 강화와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신뢰 확보라는 측면을 감안한다면 수협중앙회 수산식품연구소의 필요성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설립비용을 제외한 상태에서 내부수익률을 제외한 나머지 지표에서는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검사 기능이 강화될 수 있다면 경제적 타당성이 확보될 수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는 수산식품연구소는 사회적 후생의 증가를 기대하며 건립시 공공자금이 투자되고, 검사 기능이 강화되면 최소한 수산식품연구소의 운영비용은 자체적으로 충당이 가능하다는 것.


정책적 타당성
해양수산부의 위생·안전 정책과의 일치성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안전 정책과의 일치성을 중심으로 정책적 타당성을 분석한 결과 수협중앙회 수산식품연구소의 설립은 해양수산부의 위생·안전 정책 중에서 수산물 저온 유통체계 구축, 수산물 위생·안전 매뉴얼 작성, 2020년도 수산물 안전성 조사 추진계획, 수산물 안전관리체계 개선을 위한 국민참여단 운영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이들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인 수산물의 식품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전제 조건이 됐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추진하고 있는 식품안전 정책과도 일치하고 있다는 것.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사물인터넷(IoT) 활용 여름철 수산물 비브리오 안전관리 실시, 패류독소 안전관리 강화, 잔류동물용의약품 우선순위 결정 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 수산물의 안전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수협중앙회 수산식품연구소 설립은 식품의 안전성 확보라는 정책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이라는 측면에서 중앙정부의 정책적 목표에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한 해양수산부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수협 경제사업 활성화의 주요 사업 중의 하나가 안전한 수산물의 안정적인 공급이기 때문에 수협 경제사업 활성화 방안과도 일치한다는 것이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이 취임하면서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분야가 경제사업 활성화인데 공판사업, 수산물 판매사업, 수산물 단체급식사업, 수산물 가공사업, 자재사업, 수산식품연구실 설치 등과도 수산식품연구소 설립 취지의 타당성은 연결돼 있다고 밝혔다.
박 연구위원은 “수협중앙회 경제사업이 활성화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조건은 조합원인 어업인들이 생산한 수산물을 안정적으로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수산물 소비 시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켜줘야 한다. 최근 수산물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가장 중요한 것이 수산식품의 식품 안전성 확보”라고 말했다.
이에 “우리나라 최대 어업인 단체이자 수산물 산지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수협에서 국산 수산물의 식품 안전성을 확보하고 이를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은 수협중앙회 경제사업 활성화와 직결되는 부분이다. 수협중앙회 수산식품연구소 설립은 수협중앙회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한 수협중앙회의 경영방침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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