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클랜드 입어 정책에 따른 국내 오징어 수급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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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클랜드 입어 정책에 따른 국내 오징어 수급 전망
  • 안현선 기자
  • 승인 2020.11.0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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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할수역서 조업하는 외국어선 입어 조건 강화될 전망

길이 24m 이상 외국 어선 안전조치 규정 법제화 논의
일렉스 오징어 ITQ 도입 결정… 국내 원양선사에 불리
노후 어선 안전성 제고와 ITQ 제도에 대한 대응 필요

지난 9월 15~16일 ‘포스트 코로나 대비 한·중남미 수산부문 협력 사업 발굴’을 주제로 제3차 한·중남미 수산포럼이 개최됐다. 이날 포럼에선 중남미 14개국 관계자와 한국의 수산 분야 전문가가 모여 코로나19가 각국의 수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공유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응방안을 함께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국내 원양산 오징어의 주요 어장인 포클랜드는 외국 어선에 대한 안전조치 강화와 수산자원 관리 강화를 위한 ITQ 도입 등으로 변화의 기로에 놓여 있어 국내 원양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포클랜드는 오징어·이빨고기 생산 주요국 
포클랜드와 인근 공해는 우리나라 대중어종인 원양산 오징어의 72%를 생산하는 중요한 해역이다. 최근 3년간 원양산 오징어가 국내 오징어 생산량의 35.5%를 차지했으며, 2019년 기준 오징어는 전체 원양어업 생산액의 4위를 차지하는 등 원양산 오징어는 우리나라 수산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어종이다. 
이빨고기는 전량 남빙양과 포클랜드 인근 수역에서 생산되는데, 대서양 서남부 해역에서 70%가량 생산되고 있다. 이빨고기의 최근 3년 평균 수출금액은 약 5000만 달러로 수출 상위 10대 품목 중 하나이며, 포클랜드 인근 공해에서 생산된 이빨고기는 미국 등 주요 선진국 시장으로 수출되고 있다.


관할수역 입어 외국 어선 안전조치 규정 논의
포클랜드 해양당국은 2021년 어기 적용을 목표로 자국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 입어하는 모든 어선에 대해 안전조치 이행 의무화를 골자로 한 입어선박 면허제도 개정을 논의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포클랜드 EEZ 내에 입어하는 전체 선박에 대해 안전조치를 확인하고, 전 선단의 5% 범위 내에서 항만국 검색을 실시하는 것이다. 
특히 안전조치 의무화는 외국 국적 어선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입어 척수 비중이 높은 대만과 우리나라 원양어선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포클랜드는 관련 규정에 따라 배 길이가 24m 이상인 대형 외국 어선의 경우 국제해사기구(IMO) 트레몰리노스 협약상의 요구 사항을 준수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외국 어선 안전 규정 한층 강화
포클랜드는 2018년 11월 어선 및 어선원 안전 개선을 위한 요구사항을 기존 규정에 추가했으며, 이는 곧 이 법령에 근거한 포클랜드 외국 어선 검사 매뉴얼 관련 규정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개정 내용은 선외 복구 지원, 해안 전력의 안전한 공급 보장, 화재위험 감소, 비상시 선박 대피 지원, 선박구조 및 기계설비 수정·변경 시 사전 통보, 육상전력 사용 시 조기경보안전감시시스템 상시 가동, 구명조끼 등 개인부력장비 착용 요건, 위성조난신호기가 내장된 GPS 수신기 의무 사용 등이 있다.
한편 개정된 외국 어선 검사 매뉴얼이 본격 적용될 경우 이 규정 및 IMO 트레몰리노스 국제협약 의정서의 내용을 준수했다는 당국의 인증을 받아야 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한 외국 국적 대형어선(24m 이상)은 포클랜드 해역 내 입어가 금지되거나 선박 억류 및 선박 소유자 기소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ITQ 제도 확대 시행 예정
포클랜드는 수산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지난 2005년 ‘어업보존법’을 개정하고 개별양도쿼터(ITQ) 제도를 도입했다. 2006년부터 일렉스 오징어를 제외한 로리고 오징어, 이빨고기에 대해 ITQ를 적용하고, 2008년에는 어류에도 적용했다.
하지만 포클랜드 정부는 2019년 말 일렉스 오징어에 대해 ITQ 제도의 완전 도입을 원칙적으로 결정했다. 일렉스 오징어의 ITQ는 총 쿼터의 절반은 기존 조업 실적에 따라, 나머지 절반은 입찰을 통해 배분한다는 계획이다. ITQ 운영을 위해선 자원량 평가가 선행돼야 하는데 일렉스 오징어의 경우 자원량 변동이 커 ITQ 운영에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또 오징어는 1~2년의 단년생이고 아르헨티나 EEZ를 넘나드는 회유성 자원이기 때문에 자원 평가가 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클랜드 정부가 일렉스 오징어에 대한 ITQ 제도 운영을 결정하게 되면 우리나라는 대만 등에 비해 조업 실적이 적기 때문에 쿼터 배분에 불리할 수 있다. 대만의 포클랜드 입어 척수는 2020년 기준 77척으로 우리나라보다 2배 이상 많다.
이 밖에도 우리나라 오징어채낚기 어선 다수가 선령 30년 이상의 노후 어선으로 안전에 취약하다는 문제가 있어 입찰에 불리할 수 있다는 문제가 존재한다.


영국 브렉시트 협상 결과도 변수
영국은 국민투표를 통해 2016년 6월 브렉시트를 결정한 이후 올해 1월 공식 탈퇴 절차를 밟고 3월부터 유럽연합(EU)과 미래관계 협상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영국은 올해 12월에 종료 예정인 이행 기간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내년 1월부터 EU와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할 것인지, 노딜 브렉시트로 갈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포클랜드에서 수산업은 전체 국민총생산의 약 50~60%를 차지하는 주요 산업으로, 2018년 통계에 따르면 포클랜드에서 수출되는 수산물의 약 90%가 EU로 유통되고 있다. 브렉시트 무역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포클랜드 수산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사항은 6~18%의 관세가 부과돼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다는 점이다. 이 밖에도 EU 해역에 자유롭게 입어하기 어렵다는 점, EU의 각종 보조금이나 연구개발 지원 혜택을 받기 어렵다는 점 또한 고려되고 있다. 특히 EU의 원산지 규정으로 스페인 어선이 포클랜드 해역에 입어하지 않을 경우 현재 포클랜드 재정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입어료 수입이 당장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


노후된 원양어선 안전성 제고 필요
국내 원양 오징어채낚기 어선의 70% 이상이 30년 이상의 노후 어선임을 감안할 때 특별안전관리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 포클랜드가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외국 원양어선의 입어 금지 또는 선박 억류를 예고한 만큼 국내 원양 어선이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선 노후 어선의 안전성 문제를 진단하고 위험군에 속하는 어선에 대해서는 출항금지 또는 퇴출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 또 원양어선 안전펀드를 이용해 오징어 업종에 대한 신조를 우선적으로 추진해 안전 기준을 충족해나가야 한다.


ITQ 제도에 대비한 대응방안 마련해야
우리나라가 입어해 생산하는 일렉스 오징어에 대한 ITQ 제도를 실제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상세 계획이 올해 안에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클랜드가 밝힌 원칙에 따라 기존 조업 실적으로 전체 ITQ의 50%를 할당하게 되면 우리나라 원양업계가 불리한 상황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원양산 오징어 생산의 70%가 해당 해역에서 생산되는 만큼 국내 오징어 수급 안정화를 위해 합작 투자 활성화방안, 대체어장 개발 등 종합적 대응방안을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있다.
대외적으로 포클랜드에 한국 선사들에 대한 쿼터 할당 배려를 요청함과 동시에 포클랜드와 오징어 자원 조사 및 평가에 관련된 공동 연구를 추진해 우호적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브렉시트 무역협상 결과도 주목
현재 브렉시트 무역협상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전망하는 가운데 포클랜드 수산업계는 노딜 브렉시트에 따른 위기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포클랜드는 우리나라 원양산 오징어의 주요 생산 기지인 만큼 이들의 대외여건 변화가 우리나라 조업 여건과도 직결돼 있다. 따라서 포클랜드 수산업이 직면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국내 원양어업의 위기와 기회 요소, 대응방안을 검토할 수 있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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