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 분야 남북협력 사업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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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 분야 남북협력 사업 대비해야
  • 한국수산경제신문
  • 승인 2019.07.2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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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수산남북협력센터장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북한 노동신문의 해양수산 관련 기사내용을 분석한 결과, 어로 및 양어·양식 등 수산 관련 기사가 59%로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간척(14%), 해양과학(8%), 해운․항만(6%), 해양환경(5%) 해양영토(4%)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산 관련 기사에 농경지 확보를 위한 간척 보도까지 더하면 전체 기사의 73%를 차지해 북한이 해양수산 분야에서 식량문제 해결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3년 공식 집권 이후 지속적으로 수산 부문의 생산 증대를 강조해왔다. 어업 현대화, 대대적인 어로 작업 전개, 양어·양식의 발전이 주된 정책이다. 어업 현대화의 주방향으로 어선, 어구, 어로방식의 현대화를 적극 독려하고 있으며 ‘황금해’호, ‘단풍’호 등 표준어선 개발 및 보급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요 수단의 하나로 양어·양식 어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해양 부문은 농지 확보를 위한 간척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안북도 대계도와 홍건도 1단계 간척 공사가 완공된 데 이어 최근에는 황해남도 용매도에 212km2 규모의 간척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해운·항만 부문 기사는 54건(6%)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중 대표적인 보도내용은 고(故) 김정일 위원장이 ‘새 세기에 걸맞은 항만’ 건설을 주문한 단천항 개발 정도이다. 하지만 2019년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배 수송을 강화하기 위한 혁명적인 대책을 세울 것”을 지시하고 내각에 선박공업성이 신설됨에 따라 향후 해운․항만 분야 정책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신문 기사 중 보도 빈도는 낮지만, 관심을 끌만한 내용도 몇 가지 있다. 이를테면, 2020년 4월 15일 완공 예정인 원산 갈마해안관광지 개발이 종종 보도돼 해양관광에 역점을 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또한 지하초염수(염지하수)로 소금을 대대적으로 생산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비슷한 공정을 거치는 해양심층수 개발도 추진 중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에 주요 외교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독도 영유권과 동해 표기에 관해서는 한국과 같은 입장에서 단호한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북한 노동신문의 해양수산 분야 정책 키워드 분석에 따른 정책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우선, 해양수산 분야에서도 인도적 협력 사업이 가능하다. 수산 기사 비중에 나타난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한 북한의 정책적 관심과 수산물의 단백질 공급 기능을 고려할 때, 인도적 차원의 내수면 양식 협력과 치어 방류 등 수산자원 조성 사업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

또한 북한의 해양수산 분야 정책 키워드를 반영한 미래 지향적 협력도 모색해야 한다. 북한 수요를 반영한 어선·어구 현대화, 냉수성 어종의 해면양식, 수산자원 보호·증식 등이다. 지속가능한 연안관리를 위한 연안통합관리체계 구축, 해양심층수와 재생에너지 등 해양자원 공동개발, 동해 표기 등에 관한 남북 공동학술회의, 신한반도구상의 경제협력 사업을 뒷받침할 북한 주요 항만 현대화 사업 등도 있다.

향후 해양수산 분야 남북협력 사업이 추진될 경우를 대비해야 할 사항도 있다.

첫째, 대북제재 여건 하에서도 인도적·환경적 차원에서 협력이 시급한 사업을 준비해야한다. 북한 해역에서도 희소해진 명태의 치어 방류, 제3국 어선의 남획에 대응하는 오징어 자원 관리, 인도지원 물자 등의 안정적 수송을 위한 해사당국 간 협의기구 구성 등이다.

둘째, 9·19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된 서해경제공동특구와 동해관광공동특구 사업을 준비해야한다. 서해평화수역 조성 및 공동어로 시범사업, 동해 해양관광협력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거점 및 인프라 마련, 각 특구 내 사업의 조정․조율을 지원할 동·서해 ‘(가칭)해양수산협력센터’ 설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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